본고에서는 내시경적 유두절제술 후 발생하는 지연성 출혈을 효율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Park 등[1]이 최근 보고한 연구를 소개하고 여기에 소개된 기법을 임상에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제한점은 없는지 등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내시경적 유두부절제술(endoscopic papillectomy) 후 지연성 출혈은 이 시술의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여러 가지 지혈술들이 소개되었지만 그중 내시경 클립을 이용한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Fig. 1). [2] 다만 이러한 내시경 클립은 십이지장경을 이용한 시술에서 사용이 매우 제한적인데, 특히 거상기(elevator)를 주로 사용하는 십이지장경의 특성 상 거상기를 이용하여 내시경적 도구가 90도 이상으로 구부러져 있을 경우 기술적으로 결찰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또한 유두부의 해부학적 특성 상 담관 및 췌관의 개구부가 내시경 클립으로 인하여 막힐 수 있으며 이로 인한 급성 담관염 및 급성 췌장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 내시경적 유두부절제술 후 지혈을 위한 내시경 클립의 임상적 효용성이나 필요성은 크지 않았다[3].
본 연구[1]에서는 새롭게 개발된 내시경 클립을 이용하여 총 78명의 환자를 클립 시술을 시행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으로 임의 배정하였다. 새롭게 개발된 클립은 도관과 일체형으로 제작되어 클립 결찰 방향이 원하는 방향이 아닐 경우 보조자의 손쉬운 조작을 통해 회전이 가능하며, 결찰 위치가 원하는 위치가 아닐 경우 재포획 및 재결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Fig. 2). 연구 결과 클립 결찰군에서는 지연성 출혈이 15.0%, 클립 결찰을 하지 않은 군에서 31.6%로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현저히 적은 지연성 출혈 발생률을 보여주었다. 다만 클립 결찰 군에서는 역시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높은 시술 후 급성 췌장염(post-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graphy [ERCP] pancreatitis) 발생률을 보여주었다(17.5% vs. 5.3%) (Fig. 3).
위 연구 결과를 토대로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으나 새롭게 개발된 내시경 클립은 십이지장경에서 사용이 특화되어 단 한 건의 결찰 실패없이 효과적으로 지연성 출혈을 예방해주었다. 또한 동시에 시행한 다변량 로지스틱 분석을 통해 담관 스텐트는 담즙으로 인한 지연성 출혈을 예방할 수 있으며, 담관 개구부 폐쇄로 인한 급성 담관염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내시경적 유두부 절제술 이후 내시경 클립의 임상적 유용성과 제한점
Park 등[1]이 발표한 내시경적 유두부 절제술 이후 내시경 클립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다기관 연구는 국내 개발된 의료 기구에 대한 전향적 연구로 임상의가 흔히 경험하는 유두부 절제술 이후 합병증의 예방법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연구이다. 본고에서는 연구의 임상적 의미와 제한점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1. 내시경적 유두부 절제술은 유두부 선종의 최소 침습적인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시술 후 출혈과 췌장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췌장염은 시술 중 췌관스텐트 삽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지만, 지연 출혈은 효과적인 예방법이 없다. 본 연구는 유두부 절제술 후 발생한 점막 결손 부위에 대해 내시경 클립으로 결찰을 진행하고 지연 출혈의 예방 효과를 확인하여 시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였다(Fig. 4). 결과에서 내시경 클립은 ERCP 시술 중에도 기술적으로 쉽게 적용 가능하였고 유두부 절제술 이후 지연 출혈은 줄어드는 경향성을 보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양군에서 통계학적인 지연 출혈 빈도 차이는 없었고(cliiping vs. non-clipping: 15.0% vs. 31.6 %, p=0.14), 대부분은 경증 출혈로 임상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한 오히려 내시경 클립군에서 상대적으로 ERCP 연관 췌장염의 발생이 높은 경향성을 보였는데(cliping vs. non-clipping: 17.5% vs. 5.3%, p=0.18), 이는 내시경 클립이 췌관 개구부를 일시적으로 폐색시킬 가능성을 시사하여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검증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내시경 클립의 예방 효과를 완전히 증명할 수는 없었지만, 국내 개발 의료 기기가 실제 ERCP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보고한 의미 있는 훌륭한 연구이다.
2. 본 연구는 일차 연구 목적 이외에도 ERCP 내시경 의사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추가 제공한다. ERCP는 측시경으로 거상기를 사용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숙련된 ERCP 내시경 의사도 고식적인 내시경 클립 사용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최근 상용화된 다양한 내시경 클립 제품들은 과거의 단점을 보완하여 측시경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게 개선되었고, 본 연구에서도 ERCP 시술 시 내시경 클립의 기술적 결찰 성공률은 100%로 확인되었다. 이는 ERCP 시술 중에도 내시경 클립이 쉽고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EST 연관 출혈이나 천공 등 위험 상황에서 내시경 클립을 이용한 지혈 및 봉합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본 논문은 아직 내시경 클립을 경험해 보지 못한 ERCP 내시경 의사들에게 효과적인 대안 치료법을 제시하는 또 하나의 큰 의미가 있다.
3. 본 연구에서는 내시경적 유두절제술 전에 점막하 식염수 주입을 시행하여 병변의 거상을 시도하였고, 병변의 완전 절제율은 62% (48/78, ITT analysis)로 확인되었다. Hyun 등[4]의 기존 연구에서는 점막하 식염수 주입군과 단순 올가미 절제군의 병변 완전 절제율은 50%와 80.8%로 의미 있는 차이가 확인되었다(p =0.02). 사실 각각의 시술 방법에서 완전 절제율의 차이는 직접 비교할 수 없고, 연구가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최근 발표된 ESGE 2021 가이드라인[5]에서는 내시경적 유두절제술 전 점막하 식염수 주입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독자들은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여 내시경적 유두절제술의 시술 방법을 선택할 때 보다 고민을 기울여야 한다.
국산 의료기기를 이용한 전향적 다기관 비교 연구를 훌륭하게 계획하고 진행해주신 저자들의 노력에 감사드리고, ERCP의 다양한 시술 분야에서 내시경적 클립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